Minecraft Modification

2ch 나츠키 스레드를 읽고 있습니다.

유형조합법의 이야기/잡설

* 이 글은 쓴 지 3달 정도 된 글입니다.

* 난 진지하다.


모든 것의 시작


나츠키(夏樹) 스레드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내용은 장장 67개(즉, 6만 7천 개 정도)의 글로 되어 있죠. 사실 이 뒤로도 더 있지만 번역이 없어서...)에 달하는 스레드들을 처음부터 읽어 보시는 게 나을 듯 합니다. 저도 아직 반 읽었습니다 orz 




남매 간의 근친애라는 소재는 사실 지겨울 정도로 자주 쓰이는 소재입니다. 당장 그리스 신화(...)에도 하나 나올 정도니... 중요하게 나오진 않지만 일본 건국신화(...)에도 나오고. 아니 애초에 고대에 妹(いもと)라는 단어가 아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재밌어요. 괜히 막장드라마라던가 그렇고 그런 매체라던가에서 자주 나오는 게 아닙니다. 俺妹(おえいも)라던가 縁之空(ヨスガノソラ)라던가


하지만, 나츠키의 이야기를 여귀 따위와 비교하는 것은 엄청난 실례입니다. 내여귀나 연지공에서 근친애는 그냥 관심이라고 쓰고 어그로라고 읽으면 됩니다을 끌기 위한 소재에 불과합니다. 단순히 취향저격(...)을 위한 소재일 뿐이죠. 반면, 나츠키의 이야기에서 근친애는 수십 개의 스레드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로, 스레드의 발단이자 진행이며 결말입니다. 이건 현실이고, 연지공 따위와 무게가 다릅니다. 또한, 나츠키는 당사자로서 자신의 심정과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볼 수 있듯, 그들은 평범하지 않은 커플이지만 평범한 사랑을 합니다. 그들의 사랑은 일반적인 연인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 딱 하나, 그들이 남매라는 것을 제외하고는요. 그들의 사랑은 지극히 평범하고도 아름다운, 특별할 것 없는 사랑입니다.



자연스럽게 의문이 들게 됩니다. 근친애는 대체 왜 금기시되어야 하는 걸까요? 유전병 태클이 들어올지도 모르겠지만, 한 번의 근친혼으로는 확률상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여러 대 누적되었을 때 유전병 발생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죠. 게다가 유전병 발병률이 상승한다고 근친혼을 금지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유전병 보유자들 사이의 결혼, 혹은 선천적 장애인의 결혼도 금지해야죠. 우생학입니다 그건. 게다가, 그렇다면 유전병 인자가 없는 남매가 결혼하면요? 


후에 6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츠키와 코토노 사이의 사랑은 식게 됩니다. 나츠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은 서로를 "10년 이상 같이 산 부부" 같다고 느낍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아직 나츠키는 서른 살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적 결말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영 찝찝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결말을 납득합니다. 그들은 평범하지 않은 관계였지만, 평범하게 사랑했고 평범하게 이별했습니다. 소설과 같은 대비지만 실화입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묻습니다. 나츠키와 코토노, 두 사람은 혈육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평범한 연인에 불과합니다. 또한 그들은 남매이기를 원해서 남매로 태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들 스스로 근친애가 금기라고 정한 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자주적인 선택이 아닌 우연으로 인해, 사회적 규범이란 이유로 연인들 사이를 갈라놓는 일이 과연 옳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