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ecraft Modification

1인자의 상징성과 여운에 관한 끄적임

Cynical Blue/진지빨고 쓰는 글목록





음 오랜만에 끄적이는군요

블로그에 쓸까했는데 그냥 여기에만 쓸랍니다.


음, 그래서 글 주제요 ?

별거 아닙니다.


왜, 우린 이미 뒷전으로 물러난 1인자에게 열광하며 상징성을 부여하느냐, 라는 겁니다.


왜 우리는, 이젠 잘하는 아마추어 정도의 실력으로 떨어진 황제 임요환에게 찬사를 보내는가 ?

왜, 이미 전성기 시절을 지나 더 이상 1인자라고 할 수 없는 이세돌에게 열광했는가 ?

왜일까요 ?

새로운 신인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슈퍼플레이를 보면서도 우리는 1인자의 칭호를 신인들에겐 잘 붙이지 않죠.

신인들이 등장해서 들어올린 수많은 트로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과거의 영광인 그들에게 칭호를 양보하느냐 ?


왜긴 왜겠습니까. 간단하잖아요 ?

그럴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겁니다. 설령 신인들이 수많은 업적을 쌓아간다해도, 그들의 커리어를 따라갈 순 없습니다.

그들이 주던 그런 감동과는 사뭇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와는 달라진 그들을 보면서, 과거의 향수에 젖고 추억 속에 잠긴다는 큰 차이가, 그들을 더 추억하게 만듭니다.

또한 신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영향을 받게 되지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임요환이 활동하던 당시, 스타 1의 테란은 가망이 없었습니다.

그냥 테란은 나약한 인간이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과 빌드로 테란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은 존재가 임요환이었고, 이후 수많은 테란 유저들은 그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게 됩니다.

그 후에 수많은 기록들을 세워나갔고, 적어도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황제라고 부르죠.

설령 그가 과거의 영광에 묻혀있는 사람일지라도, 그가 가진 상징성이란, 한국 스타크래프트의 최정점이었다 라는 것과

그로 인해 다른 나라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대회를 열지 못할때, 대한민국은 10만 관중으로 리그를 개최하게 만드는 E스포츠 그 자체라는 두 가지.

그가 없었으면, 적어도 이 나라에 게임은 그저 애들 장난으로 아직까지 남아있었을 수 도 있습니다.

단순 실력으로만 쳐서 이영호는 신이다만.. 



이세돌 九단 같은 경우엔, 조훈현 국수 - 석불 이창호를 잇는 세계 최정상 바둑 계보를 이어서 최정상에 있었고

신이라고 불리는 스승에게 밀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상징성이겠지요.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현 세계 1위인 커제 九단과 대국을 했다면 한두판 정도 혹은 이겼을거란 전망을 하시는 분들도 꽤나 있더군요.

그럼 왜 대국의 상대는 이세돌 九단이었을까요 ?

이 또한 상징성에 의미를 두고 있었겠죠. 한 시대를 풍미했던 1인자를 상대로 한다라는 상징성.

실제로 해외 뉴스 토픽들을 찾아보면, 이런 뉘앙스로 쓰여진 기사들이 많습니다.

세계 최고에게 도전한다는 분위기로 쓰여진 글이죠.


네, 이쯤되면 다 이해하신거 같습니다.

왜, 우리가 과거의 영광에 열광하는가 ?

딱 정리하면,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분야를 보는 우리가 더 즐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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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추억 감성팔이 같지만 알게 뭡니까.

좋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