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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과학을 공부하는가?

애플래시의 이야기/잡설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은 자연계와 인문계를 선택한다고 하죠. 곧 이문과 통합재앙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어쨌든 대학을 가겠다고 선택한 경우 자연계와 인문계는 보통 학부 수준에서부터 나뉘게 됩니다(요즘 융합연구가 대두되면서 두 분야 중 어느 하나로 결정할 수 없는 애매한 경우도 생기고 있긴 합니다만).
저같은 과학도들은 왜 과학을 배우는지에 대해 큰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반인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머리 아프게 그걸 왜 배워야 하지?"
그러나 과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고, 과학 공부는 그저 선생님이 칠판에 필기하고 설명하는 것을 받아 적으며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왜 과학을 배우는지 그 이유에 대해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생각이며,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댓글을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움의 시작
과학을 언제 처음 접했습니까? 어릴 때 우주나 공룡 등에 관심을 가졌다면(이유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지구과학"이라고 불리는 분야네요), 그것이 과학을 처음 배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어떤 분들은 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접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저같은 경우는.. 네, 우주나 행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은 자연현상의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죠. 자연과학은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주관성을 배제합니다. 가치판단이 빠진 근본적인 원리를 탐구하는 자연과학은 이러한 이유로 타 학문들의 근본이 될 수 있습니다. 뭐 이런 이야기들을 빼놓더라도, 어린아이들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서 ""와 "어떻게"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고, 더 나아가 내가 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될 때 자연과학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분야에 대한 이야기
자연과학을 고등학교에서는 보통 5가지로 나눕니다. 수학,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분류에 대해 혹시 의아하게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러면 각 분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수학은 자연과학의 분야들 중 가장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연과학은 자연에 대한 관찰을 필요로 합니다만, 수학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수학의 모든 내용들은 수학에서 정의한 논리를 이용해서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수학은 일종의 게임입니다. 수학은 어떠한 분명한(엄밀한) 규칙(공리와 정의라고 합니다)을 가지고, 그 규칙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논리적이라고 하죠) 다양한 행동(명제를 증명한다고 말합니다)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학의 엄격한 논리는 다른 모든 이론의 기초가 될 수 있고, 실제로 다양한 학문 분야 중 수학이 관여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습니다(문과도 그렇습니다).

물리학은 우주의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물리학의 최종 목표는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모든 것의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물리학은 실제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학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학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리학은 수학과는 달리 자연 현상에 대한 관찰과 실험을 필요로 합니다. 아무리 수학적으로 잘 정립된 이론이라도 자연 현상과 맞지 않는다면 물리학에서는 휴지 조각이 될 뿐입니다.

화학은 물질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분자와 원자, 이온들의 행동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화학이 물리학에 편입되지 않는가?"라고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물리학은 모든 현상을 설명한다고 했으니까요. 이에 대한 저 나름의 답은 "물리학은 원리만을 제공한다"입니다. 화학은 물리학에서 만들어진 원리들로 실제 현상을 예측하는 데 한 발자국 더 접근해 있습니다.
화학에 대해서 덧붙이자면, 보통 사람들이 과학에 대해 이미지를 가지는 것이 플라스크에 있는 액체를 섞었더니 색깔이 변하는 등의 실험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이건 과학의 전부도 아닐 뿐더러 화학의 전부도 아닙니다.

생명 과학은 생명 현상에 대해 설명합니다. 생명 현상은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현상으로, 물리학과 화학에서도 그 창발성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생리학, 정보생물학 등 여러 도구를 이용해 생명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 생명 과학입니다.

지구과학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 지구과학이라는 분야는 몇몇 국가에서만 나누고 있습니다. 지구과학은 지질학, 지사학, 천문학, 대기학, 해양학 등을 묶어 둔 과목으로 일종의 응용과학 복합체입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각 과목들을 따로따로 가르칩니다.

이것으로 각 분야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왜 과학을 배우는지 감이 잡히시나요?

너무 많은 사기꾼들
과학을 배우는 이유는 세상의 이해뿐이 아닙니다. 사실 여러분들 중 반 이상은 만물의 원리에 대해 별 관심이 없으실 겁니다. 그러니 이것을 생각해 봅시다. 몇년 전 "물은 답을 알고 있다물고문"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효소액이라는 것이 건강식품으로 뜨기도 했고요. 그러나 여러분들은 그것들이 전혀 근거가 없는 사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많은 사람들은 과학에 무지한 대중들을 속여 이득을 취하려 합니다. 여러분들이 속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학을 아실 필요가 충분히 있습니다.

자연과학이라는 이름의 렌즈
마지막으로, 자연과학을 배우고 나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자연과학은 평소 접할 수 있는 많은 현상들을 대부분 설명합니다. 자연과학을 배우면 그 현상들의 원리가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갖지 못한 "세상을 보는 특수렌즈"를 갖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의 창조적인 생각, 일상을 변화시키는 아이디어들의 대부분은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자연과학에 대해 두서없이 짧은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자연과학을 알아두는 것은 여러분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과학은 최고의 교양 과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저도 가끔 자연과학의 주제들 중 여러분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주제들을 포스팅할 예정인데요, 아무쪼록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